월간 신용사회 I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 ‘그리니스트’의 도전
‘클래식+세련’ 친환경 패션 브랜드 지향
최하은 대표는 “옷이 좋아서 FIT에 들어갔고 정말 열심히 공부하던 어느 날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수업을 듣는데 ‘연간 패션산업이 내뿜는 온실가스량이 항공산업과 해운산업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는 교수님의 말을 듣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세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배신감이 들더라”며 “이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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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졸업과 함께 취직이 아닌 창업을 택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패션산업에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남들이 못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게 지속가능한 패션”이었다며 “해외 쪽에는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자리를 잡은 브랜드가 많지만 국내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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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디자인에 있었다. 국내에서 친환경, 지속가능한 패션을 얘기하면 먼저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느낌부터 난다. 오가닉 등 소재에 집중하느라 디자인은 다소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최 대표는 “아무리 환경을 생각한다고 한들 옷이 예쁘지 않으면 입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패션이 대중화되려면 좀 세련되게 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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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FIT를 졸업한 그는 올 3월 그리니스트를 창업했다. 상호명이자 브랜드명이 된 ‘그리니스트(Greenest)’는 녹색(Green)과 최상급(~est)을 합친 합성어로 지속가능성을 제일 우선시한다는 의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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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도, 돈도 없었다. 그는 무작정 코엑스에서 열린 원단전시회를 찾아가 국내 원단사들에게 리사이클링 원단과 오가닉 원단 공급을 요청했지만 원단사들은 초기 브랜드이고 수량도 적다는 이유로 판매를 거부했다. 최 대표는 눈을 돌려 일본, 이탈리아 등 해외 원단을 찾아 해외 원단사에 직접 이메일을 보냈고 그의 열정을 알아본 해외공급사는 흔쾌히 소량의 원단을 수출했다. 원단 직수입은 결과적으로 원단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결과가 됐다. 그는 “저희 제품에 사용된 원단들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의 주 거래처에서 제가 직접 연락해 들여온 거라서 시중에서 찾기 힘들어 희소성이 있다”며 “원단,부자재, 라벨, 그리고 공정 부분에 있어 최고를 자랑하는 거래처들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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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판매하는 제품 뿐 아니라 제품 패키징 자체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를 담아내려 애썼다. 국제산림관리협의회의 FSC 인증을 받은 친산림 배송박스를 사용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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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도어스 입점으로 해외 진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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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스트 제품 디자인의 특징은 ‘클래식’이다. 오래두고 입을 수 있는 옷을 지향한다. 지속가능성과도 똑 맞아 떨어지는 개념이다. 그는 “제가 할머니 되어서까지 입을 생각으로,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되게 디자인을 뽑았다”며 “질리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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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스트는 올 들어 서울 삼청동과 성수동에서 팝업매장을 열고 처음으로 고객들과 만났다. 당분간은 온라인에 집중하되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 동시 진출할 생각이다. 국내에서는 그리니스트 홈페이지(http://Greenest.kr)와 패션플랫폼 ‘Hago’, ‘트렁크쇼’에서 그리니스트 올가을 컬렉션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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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브랜드 론칭 석달 만인 지난 6월 도어스(DOORS NYC)의 온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최 대표는 “해외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 해외는 무조건 진출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아이템이 많지 않았지만 도어스 NYC에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을 우선시하는 그리니스트를 설명하는 메일을 보냈고, 입점에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K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 이달 중 인도네시아의 Sonderlab 온라인매장에 입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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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스트 옷을 입어본 스타도 이미 있다. 크리에이터 혜인, 배우 이민지, 개그우먼 김숙, 가수 정동원등은 그리니스트가 협찬하는 옷을 입고 각종 방송과 동영상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에서 구매를 해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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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홍콩, 대만, 일본 등에서 그리니스트를 팔로우하는 곳이 많은데 K-패션에 대한 해외의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뜻 아니겠냐”며 “덴마크의 가니(GANNI), 영국의 스텔라 메카트니(STELLA McCARTNEY)와 같은 세계적인 지속가능한 브랜드를한국에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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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credipia.net/bbs/board.php?bo_table=company_people&wr_id=250